SPF 방부처리재 장기 내구성에 대한 논란

SPF 방부처리재 장기 내구성에 대한 논란(연구논문) 
 
 

 한국 과학자의 연구가 밝힌 SPF 방부재의 장기내구성
 

나무신문  2008년 5월 19일자
 
 
  

기고 : 폴 모리스(Paul I. Morris) 박사 / 캐나다 국립목재제품연구소(Forintek)·목재의 내구성과 보존 연구그룹 리더

나문신문 4월21일자 “SPF방부목은 ‘사기’라고 할 수 있다” 제하의 기사에 대해 캐나다 국립목재제품연구소(Forintek) 폴 모리스 박사가 캐나다우드한국사무소(소장 정태욱)를 통해 해명 자료를 보내왔습니다. 나무신문의 해당 기사는, 기사에서도 분명하게 밝혔듯이 일부 ‘구조목으로 들여와 국내에서 방부처리 되는 일명 SPF방부목’에 한정된 내용이었습니다. 그러나 ‘SPF방부목 전체에 대한 일반화로 오해될 수 있다’는 의견을 받아들여 나무신문은 폴 모리스 박사의 해명자료를 기고문 형식 그대로 게재키로 했습니다. 같은 맥락에서 폴 모리스 박사가 기고문에서 주장한 내용들 또한 적정한 처리과정을 거치지 않은 ‘SPF방부목’까지 대변할 수 없다는 게 나무신문의 공식입장임을 밝힙니다. <편집자 주>

최성미 박사는 인사이징 되지 않은 캐나다의 Spruce-Pine-Fir(SPF, 가문비나무-소나무-전나무 수종군) 데킹재가 상대적으로 침윤 깊이가 얕음에도 불구하고 일반적으로 기대되는 것보다 훨씬 긴 내용(耐用)년수를 갖는 현상에 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습니다.
캐나다에서의 필드 테스트에서도 CCA로 가압방부 처리된 SPF 데크재가 토양과 접하지 않는 사용 조건에서 인사이징이 안 되었어도 20년 이상 부후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가속 수명 시험법에 의한 데이터도 인사이징된 SPF가 토양과 접하는 사용 조건에서 20년 이상을 부후되지 않고 견딘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셰퍼 기후 지수(Scheffer Climate Index)에 의하면 Forintek의 내구성 시험장의 조건이 한국과 유사하거나 더 열악하기 때문에 이와 같은 시험 데이터는 한국에서도 유용할 것입니다.

최성미 씨는 한국 대학에서 학사와 석사 학위를 취득한 후 캐나다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습니다. 박사학위 연구는 캐나다 국립목재제품연구소(Forintek)와 브리티쉬 컬럼비아 주립대(University of British Columbia, UBC)와의 공동 연구였습니다. 최 박사의 연구는 SPF 데크재의 구리 성분이 열화 과정 중 소량이 재분산되어 할열부와 같이 방부처리되지 않은 부분을 보호하여 부후균에 감염되지 않는다는 것을 밝혔습니다.

그리고 UBC가 실시한 후속 연구에서 Alkaline Copper Quat (ACQ)와 Copper Azole(CA)와 같은 방부재의 구리 성분도 유사하게 목재를 보호한다는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이 연구들은 왜 침윤 깊이가 얕은 SPF가 일반적으로 기대되는 것보다 긴 내구성을 보이는 지를 설명하여 줍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Forintek은 구조용 용도로 사용할 경우에는 인사이징을 할 것과 관련 기준 또는 규정에서 요구할 경우에는 절단 부위에는 현장에서 방부재를 도포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캐나다목재보존협회(Wood Preservation Canada)의 지원을 받고 있는 밴쿠버와 오타와에 위치하고 있는 Forintek의 필드 테스트장에는, CCA 방부 처리된 가문비나무(spruce), 전나무(fir), 소나무(pine)로 만들어진 데크재가 인사이징 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두 장소 모두에서 15년 이상 부후되지 않고 있으며, 반면 방부 처리되지 않은 것들은 이미 부후가 상당히 진행되었습니다.

이와 유사하게, CCA로 처리되고 인사이징 되지 않았으며 토양과 접하지 않는 용도로 사용된 핑거조인트된 제재목이 밴쿠버에서 25년 이상을 부후되지 않았습니다. 이는 방부제의 침윤 깊이가 불과 수 밀리미터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고려했을 때 놀라운 결과입니다.

온타리오 주의 패타와와에서 실시된 필드 테스트에서는 인사이징 방부처리된 SPF가 토양과 접하는 사용 조건에서 15년 이상을 부후되지 않음을 증명하였습니다. 목재가 부후되기 쉬운 온난 다습한 조건이 계속 유지되는 토양층(soil bed) 시험 시설에서의 가속 실험 결과도, CCA처리된 SPF가 20년 이상 부후되지 않는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최근 몇 년 동안 전 세계에서 특히 북미 지역에서는 ACQ와 CA가 CCA를 대체하는 주요 약제가 되었습니다. ACQ 또는 CA로 처리된 방부목재의 비교적 짧은 사용기간으로 인해 장기 내구성에 대한 데이터는 아직도 수집되는 중입니다. 하지만, 이들 방부제들은 CCA에 필적하는 성능을 발휘할 것이라는 기본 전제하에 관련 기준에 포함 되었습니다.

셰퍼 기후 지수(Scheffer Climate Index)는 지역에 따른 기후의 변화가 토양과 접촉하지 않는 사용 조건의 목재의 부후 잠재성에 어떻게 영향을 주는 지를 예측하는데 유용한 도구입니다.
셰퍼 기후 지수는 온도와 강수량 데이터를 이용하여 부후 잠재성을 치수화하고, 높은 지수치는 높은 부후 가능성을 나타냅니다. 최근에는 이 지수를 이용하여 중국의 부후 위험 지도를 작성하였습니다. Forintek의 필드 테스트 장소들인 페타와와, 오타와, 밴쿠버의 기후 지수는 각각 41, 41, 그리고 45입니다. 한국의 기후 자료를 이용해 지수를 산출하면 서울 33, 대구 32, 부산 33, 대전 43, 목포 21, 그리고 포항 34입니다. 따라서 Forintek의 필드 테스트 장소들에 비해 한국은 부후 잠재성이 낮거나 비슷한 것으로 보이며, 따라서 캐나다에서 성능이 증명된 방부 목재는 한국에서도 장기적인 부후 억제력을 제공할 것입니다.
 최성미 박사 / 미국 Arch Chemicals, Inc. 선임연구원
“균사체에 의한 감염은 막을 수 없어”
나무신문은 폴 모리스 박사의 기고문에 언급된 당사자인 최성미 박사에게 원문(캐나다우드한국사무소에서 번역해 제공) 그대로를 보여줬습니다. 이에 최성미 박사는 폴 모리스 박사가 기고문을 쓰기 전에 자신과 사전 교감이 있었음을 밝히고, 기고문에 대한 몇 가지 검토의견을 보내왔습니다. 이에 나무신문은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최 박사의 의견도 함께 싣기로 했습니다. 이메일로 주고받은 내용인 관계로 첨삭이 불가피했지만, 최대한 최 박사의 의견을 그대로 전달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참고로 최성미 박사는 현재 목재보존학회(International Research group on Wood preservation) 목재부후 부분의 좌장을 맡고 있습니다. <편집자 주>
사실 저는 폴 모리스 박사가 기고 전에 보내줘서 기고문을 읽어 보았습니다. 우선 기고문에서 말한 건 다 사실입니다. 제가 고쳤으면 하는 부분도 고친 것 같습니다. 기고에 언급된 일은 제가 박사 동안 한 일입니다. 근데 자세히 보시면 데크재, 즉 땅과 접촉하지 않는 곳에 쓰인 것들입니다. 땅과 접촉하지 않은 것들은 곰팡이 포자가 주된 감염 경로입니다. 이 포자들이 발아할 때 굉장히 민감해서 아주 소량의 구리 성분만 있어도 발아되지 못합니다.

그러나 이런 목재가 땅과 접촉된 부분에 사용될 때는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땅과 접촉할 때는 균사체가 주된 감염경로가 되는데 균사체의 성장은 포자의 발아보다 훨씬 구리에 강합니다. 그러니 소량의 성분으로는 보호가 힘듭니다.

기고문 내용 중 “데크재의 구리 성분이 열화 과정 중 소량이 재분산 되어 할열부와 같이 방부처리 되지 않은 부분을 보호하여 부후균에 감염되지 않는다는 것을 밝혔습니다”는 부분은 번역에서 오류가 있는 듯합니다. 제가 굳이 번역하자면 “소량의 구리성분이 목재의 풍화작용 중 할열부와 같이 방부처리 되지 않은 곳으로 재분산 되어 목재부후균의 포자에 의한 감염을 방지한다는 것입니다”가 좋을 것 같습니다. 기고문에는 그냥 부후균이라고 되어있는데 이것은 잘못된 표현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균사체에 의한 감염은 막을 수 없습니다. 그러니 이 부분을 명확하게 해야 될 것 같습니다.

독자들이 기고문 내용을 근거로 인사이징 되지 않은 방부목을 땅과 접촉하는 곳에도 사용할까 염려가 됩니다. 기고문에도 있듯이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인사이징을 권고한다는 것’을 강조했으면 합니다.